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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allaria. 본문

Turii/ie vie ravie eiidaa

Convallaria.

엔디미오 2019. 11. 2. 23:01

複製サレタ街 - NieR:Automata Original Soundtrack

 

 

 

"....누가 나를 사랑해요... 그 누가....."

 

 

내 옷깃을 잡으며 고갤 숙인 채, 중얼거리는 모습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인형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굴레를 끊고 싶다며 말하는 그 모습은 이전부터 보여준 모습이었고, 어쩐지 3일간의 꿈같은 시간이 끝나면 얼마 못가서 그녀 자신의 눈동자와 같이 불타서 완전히 스러질 것만 같았다. 그 모습이 계속 눈에 밟혔기 때문에, 내가 계속해서 당신에게 말을 걸고 신경을 건드리고 계속해서 '당신의 그것이 사랑이 아니다'라고 부정했던 것일지도. 부정하다보면, 내가 당신에게 품은 이 감정도 부정될 것 같았으니까.

 

사실 스스로도 당신에게 갖은 감정이 무엇인지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 당신에게 말을 계속해서 거는 행위 자체가 감정의 정체를 파악하는 과정이었을지도 모르지.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 그리고 흥미. 이후에는 동정과 연민. 집착에 가까운 일방적인 사랑을 부르짖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으나, 사랑이나 연애 따위에 관심이 없던 나는 계속해서 당신을 이해하지 못했어. 사실 이해할 수도 없었지. 내가 단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겪을 생각도 없었던 감정의 형태였으니까.

 

정과 연민이 들었다고 했었지. 그래서 계약이라는 이름 하에, 당신이 돌아가서 그대로 스러지지 않도록 1차적인 방지를 했어. 지금 와서 생각해본다면 나답지 않게 무모하기 짝이없고, 어쩌면 도가 넘은 주책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당신에게 적어도 일에 대한 재능과 프라이드가 남아있다면, 계약을 무시하진 않을 것 같았거든. 그리고 다행히도 당신은 계약을 맺어줬지. 사실 사촌 동생이 휴식기에 들어갔다는건 거짓말이었어. 그 아이는 이제 기나긴 휴식기에서 다시금 활동기로 접어들 예정이었거든. 사업가적 면모로 손익을 따져본다면, 금전적인 면이나 보장된 퀄리티는 그 아이에게 맡기는 편이 훨씬 나았을지도 몰라. 작곡가들마다 추구하는 곡의 분위기도 다르니, 보장이 안 된 당신에게 맡기는건 사업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최악의 실수일지도 모르고. 어째서일까. 가문에서 교육을 받은 대로 사업과 관련된 일에는 치밀해야하는데, 방황하던 시절의 내 모습이 겹쳐 보여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비록 과거의 내 방황과 형태가 다를지언정, 자신의 존재 이유와 직결되는 고민을 가진 사람 앞에선 한없이 물러질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나봐.

 

나는 여기에서 당신에게 계약을 하나 더. 아니. 그러니까, 제안을 하나 더 추가할까 해. 할 줄 아는 것이 계약이니, 제안이니 하는 것 뿐이라 미안하지만. 어쩌면 미래의 나 자신에게 렌카 당신에게 왜 그런 형태로 말했냐고 추궁받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마음이 끌리는대로, 배웠던 지식이고 뭐고 다 내던지고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하고싶어. 아마노미야(天宮)가 아닌, 센리(千利)로서 당신에게 던지는 제안이야.

 

 

"보답받는 사랑을 나와 한번 해보지 않겠어?"

 

 

...행여 오해할지도 모르니 덧붙이지만, 이래뵈어도 제안이라는 이름의 고백이야. 이런 멋대가리 없는 고백이라 미안하지만, 진지하게 고려해줘. 만약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조항을 추가해도 상관없어. 정말로 입맛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면, 찢어버려. 하지만 당신을 나에게 맡겨볼 도박을 할 생각이 있다면, 다시 한번 입을 맞춰서 계약에 도장을 찍어줘.

 

 

 

 

Convallaria(majalis) - 섬세함, 언젠가 반드시 행복해질겁니다, 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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