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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 전언. 본문

ZETA/Достигай идеала

까마귀의 전언.

엔디미오 2017. 7. 21. 12:49
코우즈키 네무이는 언제나 무대 뒤에 서있었다. 무대 뒤에 숨은채 스테이지 위의 스포트라이트를 동경하며, 손을 뻗어보았다.
하지만 어린 팔은 너무나도 짧았다.

코우즈키 네무이는 빛나는 것을 동경했다. 스테이지 위의 스포트라이트를 동경한다면, 자신은 분명 빛나는걸 동경하고있는 것 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저 빛나는 것 만을 쫓기엔, 지금의 자신에겐 배울것이 너무나도 많다는걸 깨달아버렸다.

코우즈키 네무이는 그런 자신을 '까마귀'로 정의내렸다. 자격조차 부족한 존재가 마냥 빛나는것만을 동경해, 욕심을 품는다면 그건 분명 까마귀이리라.
하지만 제 팔은 자유로이 날아갈 수 있는 날개조차 아니였다. 남아있는거라곤 추하게 부러진 날개의 흔적이였고, 자신은 추락해버렸다.

결국 코우즈키 네무이는 아무것도 아니였다. 그 순간,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추하게 부러진 날개를 끌어안고 울고만 있었던 자신의 눈에 들어온건, 분명 더이상 찾을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빛이였다.
뮤지컬 배우의 꿈을 가장 수월히 가꿔나갈 수 있는 첫 관문인 뮤지컬학과 입과의 열쇠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온 스타워크에서 강제로 퇴출당해버린 이상, 더이상 아야나기에 남아있을 자신이 없었던 자신이 발견한 한줄기의 빛이였다. 그러나 곧 지금의 제 자신의 꼴에 조소했다. 저 위치에선 절대 나 따위는 보이진 않겠지.

그래서 이를 악물고 리셋포인트부터 시작했다. 저 빛에 조금이라도 한발짝 다가가고자.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고싶어서. 닿고싶어서.

노력은 이윽고 결실을 맺었다. 자신을 강제로 빼버린 그들은 아야나기제에서 떨어져버렸다. 꼴사납게 운다며, 어리버리하던 자신을 내던질때의 상황과 정반대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들에게 관심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코우즈키 네무이는 그저 앞을 바라보며, 빛을 쫓아갔다. 쫓아가는 도중, 기존의 자신과는 정반대의 성격으로 바꿔버렸다. 빛을 쫓는것과는 별개로, 뮤지컬 배우를 향한 제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빛에게 처음 당당하게 인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그 행복은 이내 시간이 지날수록 감당할 수 없을정도로 넘쳐버린다. 빛이 주는 행복한 시간속에 잠긴채, 이대로 끝나지 않을 무대위에서 함께 연기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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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저. 코우즈키 네무이는 동경하던 빛인 아카하네 리히토에게 품은 감정을 '사랑'이라 정의내렸습니다.
이게 만약 제 일방적인 감정이라면 언제나처럼의 표정, 언제나처럼의 말투로 거절해주세요. 하지만 거절을 해도, 제가 리히토군과 친구로서 지내온 시간만큼 이전과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어요.

답은 늦어도 습니다. 기다리고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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