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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TA/Достигай идеала

チェリーハント

엔디미오 2017. 7. 21. 12:29

ㅡ자, 노래해볼까요?

밤이면 밤마다 열리는 욕망의 플로어. 검은 스타킹과 부츠를 신고, 살짝 화려하게 장식된 레이스 의상과 코르셋을 노래 부르는데엔 방해가 되지 않을정도로만 살짝 조이며 끈으로 매듭을 짓는걸로 의복은 끝.

"...아, 메이크업을 잊으면 안되겠죠."

붉은 립으로 입술을 체리로 착각해 맛보고싶을정도로 탐스럽게. 이 이상의 메이크업은 오히려 흔해빠진 플로어의 백댄서마냥 보일지도 모르는 독이나 다름없으니 패스.
만족스레 몇발짝 앞으로 걸어가 제 모습을 확인하자, 이제 플로어의 화려하고 도도한 세븐스타-주역-만이 거울 앞에 있다.

어릴적부터 동경해온 바(Bar)의 플로어는 몇년이 지나도 똑같은 스포트라이트, 똑같은 분위기로 '어서와'라는듯 자신을 위로 이끌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위에 올라, 수많은 레이디와 젠틀맨 앞에서 그들을 목소리로 홀리고 있다. 물론 이런것에도 철칙이 있는데, 값싼 창녀마냥 노출이 많은 옷이나 망사 스타킹은 절대 신지 않는다. 제아무리 자기 자신을 성 상품화해봤자 돌아오는 이득은 제로. 오직 닿지 못할 하늘의 별(Star)로 그들을 노래에 취하게 하면 그걸로 오케이.
부츠힐을 플로어 위에서 또각또각 소리를 울리며 자신이 등장하면, 실크햇의 젠틀맨들은 전주가 울려퍼지기도 전에 제 모자에 돈을 가득 넣어 플로어 위로 올려놓는다. 이런 타입의 손님은 조금이라도 자신의 눈에 들고싶어하는 신사니, 가볍게 그쪽으로 윙크를 해주곤 잊어버리면 된다. 저런 얼굴들을 하나하나 기억해봤자 다른 일로 신경쓰기도 바쁜걸.

ㅡWould it be OK if this love fell into a more intense and naive pleasure?
ㅡA woman who doesn't cry is not a good girl-

자신의 색을 너무 잡아먹지 않는 베이지와 레드의 조합으로, 나름 고급진 플로어와 그 위의 새카만 그랜드 피아노가 목소리만을 기다리고있었다. 이윽고 나른한 허밍을 마이크 앞에서 흘리자, 통통 튀는듯한 재즈풍의 피아노의 반주와 섹소폰 리드가 온 홀을 울려선 듣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리듬을 타도록 유도한다. 그러면 스탠드 마이크를 아래에서 위로 관능적으로 훑는 작은 퍼포먼스 매너를 펼치며, 자신만이 낼 수 있다고 극찬받은 목소리로 관객들을 홀려… 그래, 마치 세이렌처럼. 하지만 그 괴물들처럼 홀려선 잡아먹진 않을테니 안심을.
곡의 마무리엔 언제나 관객들이 알게모르게 건너편의 칵테일바로 윙크를 보내곤 플로어를 내려와, 코르셋을 벗어던져버린다. 이걸로 오늘치 일도 끝. 별로 하는게 없어보여도, 이 바의 메인 싱어로서의 역할로는 충분하다. 곡을 많이 불러봤자 노출이 많고 바다와도 같은 푸른 옷을 입은 저 아이보다도, 내 바로 옆을 질투난다는듯 살짝 치고가는 이 아이보다도 꿈꾸는 소녀는 아니지만, 뭐 어떤가. 플로어의 세븐 스타는 바로 자신인걸.

"밑에서 마음껏 질투하도록 해봐요, 당신들은 평생 날 올려다보고있을테니."

툭 던진 말이건만, 자신을 치고 간 여자아이가 분하다는듯 발을 동동 구르고있다. 그래, 그래! 저런걸 보는 재미가 너무 쏠쏠해서 이 짓을 멈출 수 없다.

잠시 이리저리 산책을 하며 팬서비스를 하곤 개인 분장실로 돌아오자, 오늘은 꽤나 젊은 신사들만이 소파 주변에 서선 자신을 기다리고있었다.

"어머나, 젠틀맨들이 무슨일로…?"

어차피 목적은 하나뿐인걸 알면서도, 모르는 체 순진무구한 미소로 접대를. 제 미소에 덫이 숨겨져있는지도 모르는지, 갓 스물을 넘긴듯한 청년(Cherry)들은 얼굴이 새빨개져버려선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선물상자들을 가득 건넨다.

역시 일종의 원 온 원 팬서비스를 목적으로 온거였군. 그렇다면 그대들이 원하는 반응을 보여주면 되는걸까.

"이렇게 많은 선물을 받아버리면 N은 너무 행복해서 쓰러질것만같네요-"

약간 과장된 몸짓으로 현기증이 나는 모션을 취하자, 수많은 청년들이 다급히 선물을 내려놓곤 자신을 부축하러 온다. 물론 정말 순수하게 몸을 받쳐주러 오는 남자가 있다면 이렇게 자신이 남자임을 알면서도 가슴께나 허리를 살짝 대담하게 더듬거리는 신사-변태-도 있으니, 그런 손님들에겐 살짝 화난듯한 눈초리를 보내주곤 나쁜 손을 뿌리치면 된다.

"으응… N은 이제 피곤해서 쉬어야겠네요… 여러분, 내일도 보러 와줄거죠?"

제대로 일어서선 살짝 윙크를 보내, 얼굴이 새빨개진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면 오늘치 일은 정말로 끝…이겠지만, 자신에겐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었다.

고갤 살짝 왼쪽으로 돌려, 시계를 체크하자 시침은 어느덧 2시를 향해 달려가고있었다. 보통 2시 30분쯤 그가 나타나니, 오늘 받은 선물이나 까보며 소파에서 지루함을 달래볼까.

"으음, 이건 모자. 이것도 모자네요."

앗, 이건 디저트세트. 나름 센스있는 사람인가보네요.

리본을 하나씩 풀며, 소소하게 즐거움을 만끽하면서도 시계쪽으로 시선을 계속 돌려 시간을 체크하다보니 어느새 25분.
이쯤 나타날텐데- 란 생각과 동시에, 문이 열리며 바텐더용 지급복을 입은 푸른머리의 청년이 들어와선 스위트 체리를 제 앞의 테이블에 두곤 뒤돌아선다.

"…리히토."

끼익, 소리를 내는 문을 열고 막 나가려는 그를 플로어 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불러세웠다. 하지만 뭔가 더 필요한거라도 있느냐는듯한 차가운 시선에, 그만 자신이 먼저 시선을 피해버렸다.

"용건이 없다면 나가도 되는건가, N?"
"…"

차마 더이상 말을 이어나갈 용기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는 바의 세븐 스타를 뒤로, 한치의 미련없이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역시 가슴이 아프다.

언제나 이런 패턴의 반복. 분명 어릴적엔 이렇게까지 냉담한 반응은 아니였건만, 1년전 자신이 기존의 세븐 스타 싱어의 스폰으로 플로어에 데뷔를 하곤 단 6개월만에 은퇴한 그녀의 뒤를 잇자마자 저렇게 냉감해져버렸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걸까. 내가 그의 역린 비슷한것이라도 건드린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오지 않는 해답에, 오늘도 룸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
언제나 아침에 일어나고 보면 자신도 모르게 울고있다는걸 깨닫는다. …전부 그 사람 때문이다.

"오늘만큼은, 절대로!"

홀로 기합을 넣곤 다짐하며, 오늘의 플로어에서도 최고의 노래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밤 산책도 했다. 젠틀맨들 사이에 섞여있는 레이디들에게도 만족을 선사했다. 이제 남은건 시간뿐.
관객들은 다 돌아가고, 아무도 없는 바 쪽으로 일부러 오늘은 코르셋도 풀지 않은 완벽한 모습으로 슬그머니 다가갔다.

"리히토. 날 사랑해줘요."

분명 취하지도 않은 멀쩡한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런 말을 내뱉자, 그는 한숨을 푹 내쉬곤 말없이 체리주를 내놓았다.

"뜬금없군."

…하하, 역시 뜬금없는 말이였을까요?

단답으로 어이없다는듯 내뱉으며 뒤돌아서선 바의 청소를 하는 뒷모습에 쿡쿡 웃음을 흘리며 체리주를 입에 한모금 머금었다.
아무렇지 않은듯 능청스레 웃어넘기며, 내심 답을 기대한 마음엔 아쉬움만 가득 찌꺼기마냥 남아버렸고, 자신은 한숨으로 그 잔물을 흘러낸다. …나름 마음 굳게 먹고 한 고백이였기에, 약간. 아주 약간 아쉬움이 남아버린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 잔 더."

살짝 입가심정도로 끝내버린 체리주의 달짝지근한 맛에 입맛을 다시며 오더를 넣자, 그는 이번엔 샴페인과 오렌지 쥬스가 섞인 미모사를 내놓았다. 제 돈을 내고 마시는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영업중일때 손님들에게 내놓는것과 똑같이 오렌지를 잔에 데코해서 내놓은 그의 바텐더 정신에 살짝 미소지으며 이번 잔에도 입을 댔다. 하지만 이번 칵테일도 그리 만족스러운 취기를 주진 못했다.
잠시 고민하던 자신은, 이내 재차 입을 열었다.

"한 잔 더."
"너무 마시는게 아닌가, N?"

…당신이 무슨 상관이죠?

그의 어조에 평소라면 걱정이 담긴 말이란걸 깨달았겠지만 살짝 취기가 돌기 시작하자 신경질적인 말로 필터링되어 귀에 들어왔고, 자신은 튕기듯 말을 내뱉어버렸다.
그러자 그는 한숨을 푹 내쉬며, 이번엔 마티니를 내놓았다.

"어머나, 마티니네요."

생글생글 웃으며 양 팔을 위로 펼쳐, 기분이 매우 좋단걸 표현하곤 금방 잔에 입을 댔다.
한모금, 두모금 목구멍을 타고 알코올이 들어가자 여태껏 쌓여왔던 불만과 한탄이 사르르 녹아버리는 기분 좋은 느낌에, 아까 다 마셔버린 미모사의 글래스를 회수하려는 그의 팔을 대뜸 붙잡곤 제 쪽으로 확 잡아당겨 속삭였다.

"날, 계속 사랑해줘요."

제아무리 플로어 위에선 저런 말도 그런 말도 미소로 대답해버리지만, 당신을 향한 내 본심은 애인인척인 영업이 아닌걸. 그러니까 당신의 진심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속으로는 내뱉지 못하는 말을 꾹 눌러담아, 그의 넥타이까지 확 잡아당겨 입을 맞췄다.
아니, 정확힌 입을 맞추려 했다. 그가 가볍고 부드럽게 손을 내치지만 않았다면.

어째서…? 라는 질문이 취기와 함께 머릿속을 장악했지만, 여전히 쌓여있는 의문들과 함께 새로운 의문은 층층이 쌓인 밀푀유마냥 새로이 쌓일뿐이였다.

-
언제나 당신은 그렇게 날 거부하기만 해. 나는 그저 그때처럼, 서로 밝게 웃던 그때로 돌아가고싶을 뿐인데.

꿈 속의 자신과 그는 나름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자신은 플로어 앞과 뒤에서 청소와 접대를 했고, 그는 지금과 변함없이 바에서 칵테일을 만들어 대접했다.
아래에서 바라보는 플로어 위 세븐 스타의 모습은 너무나도 동경의 대상이였고, 종종 먼지털이로 그녀의 곡을 따라 부르다가 본인에게 들켜 크게 혼나기도 했던 나날.

꿈 속에서 여전히 이전의 나날을 회상하던 자신은 이내 깨달았다.
아, 그렇구나. 변해버린건 자신이였다. 하지만 이제 돌아갈 순 없단걸 그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있기에. 그래서 그저 취기에 눈물로 밤을 보내다가 까무룩 잠들어버렸다.

-
그런 입맞춤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걸 알고있다. 그래서 한순간의 충동으로 그가 제 스스로 가장 빛나는 세븐 스타의 입술을 더럽히려 하자, 자신은 급히 손을 뿌리치는것으로 거부했다.

별이 되어버린 이상, 더럽혀선 안된다. 하지만 이 마음은 여전히 그의 속에도 남아있었다.

플로어 뒤의 청소를 위해, 청소도구를 들고 그쪽으로 향하던중 N의 분장실의 문이 살짝 열려있는걸 본 그는 울다가 지쳤는지, 소파에 셔츠만 입은채 엎드려 잠들어버린 그의 몸 위에 어울리는 붉은 블랭킷을 덮어줬다.

"…짙은 체리향."

한번 맡으면 도취되어버릴 수 밖에 없는 그의 체리향에 리히토는 여전히 취한 상태였다. 그래, 그렇기에 이렇게나마 마음을 전할 수 밖에 없었다.

"Ah, Don't stop to love me…"

ㅡI hope you can make this love more truthful, wonderful, and eternal.

그가 플로어 위에서 불렀던 곡을, 리히토는 후렴구를 약간 바꿔 제 것으로 만들어 꿈 속에서나마 N-네무이-가 들을 수 있도록 흥얼거렸다.

"You are a cherry hunter- It kepps exisitng in my mind."

플로어 위에 또다른 세븐 스타가 나타나, 네가 자리를 잃는다면. 그때야말로 비로소 내가 너의 자리가 되어주겠다.

그 전까진, 미뤄둔 체리는 오늘 밤도 미뤄두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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