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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TA/Достигай идеала

悪夢

엔디미오 2017. 7. 21. 12:35

 

 

 

악몽(悪夢) [앙몽]
[명사] 1. 불길하고 무서운 꿈.
2. 차라리 꿈이었으면 싶은 끔찍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자신이 밟고있는 것이 제아무리 작은 도랑이라 할지라도, 본가의 드넓은 재배지에 물을 공급하는 중요 수로로 쓰이는걸 잊고있었다. 아차. 하는 순간에 몸의 중심은 빙판 위에서 무서우리만큼 기울어졌고, 네무이의 몸은 이내 빙판에 부딪혔다.

앗…!

짧은 단말마를 내뱉었다. 다행히 부딪힌 등 이외의 부위는 아무런 타격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을 내쉴 틈 조차 없이 몸 아래로부터 불안한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차가운 얼음물이 그의 몸을 잡아먹었다.

아니. 정확히는 '풍덩' 소리와 함께, 네무이는 수영을 할 줄 앎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물에 몸을 맡긴채 수면 아래로 떨어졌다.

마치 악몽이랑 같네. …아니, 그이가 주는 따스한 온기에, 정(情)에, 사랑에 중독 되어버린 행복한 현실이 오히려 꿈만 같았기에. 드디어 현실이 악몽과 뒤바뀐 이 상황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물 속. 자신이 숨을 내쉬며 생기는 기포 외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공간. 마음의 안식.
하지만 이제 나가야지. 여긴 악몽과는 다르게 동상도 걸릴 수 있는 현실이잖아? 그리고 죽어버린다면 두번다시 달콤한 꿈으론 돌아갈 수 없어.

꿈인가 현실인가 구분할 필요도 없이, 이 차가움은 어디서든지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였지만 최소한의 구분은 할 수 있었다.
축축히 젖어버린 옷. 자신이 있던 도랑은 본채에서 몇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이였기에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물에 빠진 생쥐꼴을 보곤 식솔들이 어르신들을 불러온다니 뭐니 하며, 하나같이 타올을 가져오며 호들갑을 떠는걸 간신히 막았다. 언제나의 꾸며낸 미소 덕택이였다.

이런, 아무래도 오늘 잠자기도 글러버린듯하다. 언제쯤이면 악몽에서 벗어나, 불면증을 해소할 수 있을까.

잔뜩 젖어버린 옷과는 달리, 몸엔 별 이상이 없어보였다. 꽤나 재미있단 생각을 하며, 방으로 돌아왔다.
방 한구석에서 알림이 왔단 빛을 내는 핸드폰을 반쯤 젖은 손으로 주워들어, 라인을 켰다.


ㅡ매일이 그럴 순 없겠지만 많은 시간을 꿈 같고 즐겁게 보내고 편안히 잠들다보면 네가 잠들어있는 시간도, 그 시간동안 꾸는 꿈도 좋은 꿈으로 변할 수 있지않을까]
ㅡ생각한다.


…많은 시간을 꿈 같고 즐겁게 보내고 편안히 잠든다?

자신은 3년간 악몽 속에서 살아왔다. 악몽을 거듭해 꾸니, 악몽을 꾸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잠을 피했다. 결국 습관이 되어버려 찾아온 불면증.
악순환의 결실이 유일하게 깨졌던건 단 하루였다.
체온을 느끼며 잠들었을때. 그 하루를 제외하면…

핸드폰을 부숴질듯 꼭 쥔 채, 네무이는 다 젖어버린 기모노와 하오리를 벗어던지곤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필요한 짐은 이미 낮에 다 챙겨둔 상태였다.


길을 결정한 것 과는 달리, 악몽은 별개의 문제다. 해결법은 말대로.
당신이 말한대로 많은 시간을 꿈 같고 즐겁게 보내고 편안히 잠들 수 있게, 악몽따윈 추억으로 덧칠할 수 있게.
날 사랑으로 가득 채워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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